신사업을 추진하다보면 몇달째 샘플만 받고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경우가 정말 흔합니다.
조금 팔아보겠다고 하면 대리점들끼리 경쟁이 너무 뻔하게 예상이 돼서 마진이 없어질 게 뻔하고
겨우겨우 독점 또는 일부독점의 지위를 얻어도 그 홍보와 판매는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여 진행이 어렵습니다.
1. 기업에서 신사업이란?
경영학에서는 신사업을 '새로운 제품런칭 또는 새로운 시장진입'으로 이야기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구체성이 부족하여 써먹기가 어려운 정의지요. 실제로 기업의 기획팀에서 진행되는 신사업은 다음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타회사의 아이템을 받아서 유통 : 총판 또는 대리점이 되어 타사제품을 판매합니다. 총판은 어떤 시장에 그 아이템을 판매하는 대리점이 본인 한명이라면 본인이 바로 그 아이템의 그 시장 총판입니다. 이 경우 다른 회사들이 아이템을 달라고 제조업체에 찾아가도 결국 '총판에게 가보세요'라는 대답을 듣게 되지요. 이 경우 아이템의 제조업체나 직수입업체에게 '나는 이 시장에서 월에 얼마정도를 얼마나 큰 고객들에게, 많은 고객들에게 팔고 있는 업체인데 나에게 총판을 주면 수금관리, 대리점관리, 월에 000톤 정도의 판매가 보장된다'라는 류의 멘트를 치면서 협상은 시작됩니다. 이 경우 협상포인트는 '독점적 영업권'과 '단가'입니다. 내수든 수입이든 다를 바가 없습니다.
- 새로운 제품 제조 : 보통은 이미 잘 팔리고 있는 타사제품의 레시피를 모방하고, 원가를 낮추거나, 차별점 있는 원료를 첨가하거나, 포장을 더 간편하게 하거나 하는 등 기존 시장에서 느끼고 있는 매력 그 이상을 느끼게끔 아이템을 개발하여 기존 고객들을 흡수합니다. 아예 새로운 제품을 런칭하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는 있지만 특별한 기술력과 강력한 보안이 있지 않은 이상은 바로 경쟁사들이 훨씬 훌륭한 카피제품을 만듭니다. 애초에 카피를 제대로 하고 차별화시키는 게 낫죠. 물론 특허는 '회피'해서 진행합니다.
2. 신사업이 제자리인 이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바로 코앞의 스탭'이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제품을 성공시킬 정형화된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널리 유통되는 걸 싼 값에 떼오든지 만들든지 해서 광고 내고 샘플 뿌리고 대리점, 우호고객들에게 소개한다음 입소문을 태우면 됩니다. 그러나 그런 큰 그림만 그리는 동안 무엇을 얼마나 진행했을까요. 큰 그림은 이미 다른 제품 하면서 다 그려놨습니다. '오밀조밀'한 움직임이 없어서 진행이 안되는 겁니다.
그걸 구체화해보겠습니다.
- 질문 : 경쟁사 제품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고객들에게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가?
대답 : 인터넷, 밴드, 카페, 오프라인 상점 등을 돌아다니면서 메이저급 경쟁 제품을 모두 모으고 그들이 포지셔닝맵상에서 어떤 컨셉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고객들은 주로 어떤 곳에 모이며, 그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확인해보겠습니다.
- 질문 : 이 제품을 시장에 뿌렸을 때 반응이 어떠할까?
대답 : 그 제품을 샘플로 만들어서 뿌려보고 사용한 고객들에게 각각 접촉하여 후기를 모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샘플사용 고객들 중 구매로 전환된 고객들의 특성을 조사하여 그 특성을 메인타겟으로 하겠습니다.
- 질문 : 어떻게 많은 고객들에게 홍보할 것인가?
대답 : 위에서 찾은 메인타겟을 기준으로 그들이 가장 많이 향유하는 매체에 그들이 가장 선호할 법한 광고를 만들어서 올리겠습니다. 그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도 들어가 광고가 아닌 커뮤니티를 위한 활동을 하면서 주요 인사들과 관계를 맺어 후에 소개가 많이 이루어지게끔 로비하겠습니다.
얼마에 팔까, 가격에 차등을 어떻게 둘까 등 많은 질문이 더 있습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질문을 떠올리고 그것에 대한
답을 문서화하고 집행하여 런칭시키세요. 질문들 중에 먼저 해결되어야 다른 질문이 가능한 것은 먼저 대답을 찾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동시에 대답을 찾으세요.